
Editor's Note
- 아들러 심리학을 기반으로 칭찬과 격려의 임상적 차이를 분석하고 수평적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 내담자의 자기 효능감과 내적 동기를 강화하는 3가지 실천적 격려 기술을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제시합니다.
- 진정한 임파워먼트를 위해 상담사가 갖추어야 할 철학적 태도와 AI를 활용한 자기 점검 방법을 제언합니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내담자가 지난주보다 조금 더 밝은 표정으로 과제를 수행했다고 이야기할 때, 선생님은 어떤 반응을 보이시나요? "정말 잘하셨어요!", "대단해요!"와 같은 말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오진 않으셨나요? 물론 이러한 반응은 치료적 동맹(Therapeutic Alliance)을 강화하고 내담자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윤활유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상 심리학적 관점, 특히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의 개인심리학적 관점에서 볼 때, 단순한 '칭찬'은 때로 내담자의 성장을 저해하고 타인 의존적인 성향을 강화하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상담 전문가들이 내담자의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치료 목표로 설정하지만, 정작 개입 과정에서는 수직적 관계에 기반한 칭찬을 사용하여 내담자의 '인정 욕구'만을 자극하는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상담사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주제입니다. "나의 피드백이 내담자가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고 있는가, 아니면 나(상담사)의 인정에 목말라하게 만들고 있는가?" 이 글에서는 아들러 심리학을 바탕으로 칭찬과 격려의 결정적 차이를 분석하고, 상담 현장에서 내담자의 진정한 자립을 돕는 구체적인 임상 개입 전략을 나누고자 합니다.
1. 칭찬의 함정과 격려의 힘: 임상적/이론적 메커니즘 분석
칭찬(Praise)과 격려(Encouragement)는 겉보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그 기저에 깔린 심리적 역동은 완전히 다릅니다.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은 인간을 사회적 맥락 속에 있는 존재로 파악하며, 모든 인간관계의 이상적인 형태를 '수평적 관계'로 보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칭찬은 필연적으로 '수직적 관계'를 전제합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이 능력이 부족한 사람에게 내리는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격려는 결과가 좋든 나쁘든 내담자의 존재 그 자체와 시도하는 용기에 초점을 맞춥니다. 임상적으로 볼 때 칭찬에 익숙해진 내담자는 통제 소재(Locus of Control)를 외부에 두게 됩니다. 즉, "상담사 선생님이 훌륭하다고 했으니까 나는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도식이 형성되는 것입니다. 이는 상담 종결 후 내담자가 홀로 현실을 마주할 때 심각한 불안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격려는 내담자가 자신의 행동과 기여를 스스로 평가하게 함으로써 자기 효능감(Self-efficacy)과 내적 동기를 강화합니다. 내담자가 "불완전할 용기(The courage to be imperfect)"를 갖게 하는 것, 이것이 격려의 본질이자 상담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2. 상담 현장에서 실천하는 격려의 기술: 3가지 핵심 전략
이론적으로 차이를 이해했더라도, 막상 상담 세션 중에 습관화된 칭찬을 멈추고 적절한 격려를 건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다음은 임상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격려의 기술과 예시입니다. 이를 통해 내담자가 자기 내면의 힘을 발견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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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가 아닌 '과정과 노력'을 언어화하십시오
내담자가 긍정적인 변화를 보고했을 때, 결과의 훌륭함보다는 그 결과를 위해 내담자가 쏟은 에너지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내담자에게 "성공해야만 사랑받는다"는 비합리적 신념을 깨뜨려 줍니다.
- (X) 칭찬: "이번 시험에서 A를 받았다니 정말 똑똑하시네요!"
- (O) 격려: "지난 몇 주 동안 밤늦게까지 꾸준히 공부하시더니,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군요. 스스로 얼마나 뿌듯하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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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대신 '기여와 고마움'을 표현하십시오
아들러는 정신 건강의 척도를 '사회적 관심(Social Interest)'으로 보았습니다. 내담자가 타인이나 상담 관계에 기여한 점을 언급함으로써 내담자의 유용성을 확인시켜 주는 것은 강력한 격려가 됩니다. 이는 자존감이 낮은 내담자에게 특히 효과적입니다.
- (X) 칭찬: "오늘 시간 약속을 잘 지키셨네요. 착해요."
- (O) 격려: "오늘 비가 와서 오기 힘드셨을 텐데 정시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우리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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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 스스로 평가하도록 질문하십시오
상담사의 판단을 유보하고, 내담자가 자신의 성취를 어떻게 느끼는지 물어봄으로써 통제 소재를 내담자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이는 내담자가 자신의 감정과 판단을 신뢰하게 만드는 훈련이 됩니다.
- (X) 칭찬: "화를 참은 건 정말 잘한 일이에요."
- (O) 격려: "이전 같으면 폭발했을 상황에서 심호흡을 선택하셨군요.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3. 진정한 임파워먼트를 위한 상담사의 과제
결국 격려는 기술(Skill)이라기보다 상담사의 태도(Attitude)이자 철학입니다. 내담자를 고쳐야 할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삶의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지닌 대등한 존재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내담자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선생님이 없어도 나는 잘 해낼 수 있어"라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입니다. 칭찬은 달콤하지만 의존을 낳고, 격려는 투박할 수 있지만 용기를 낳습니다.
이제 여러분의 지난 상담 기록을 되돌아볼 시간입니다. 나는 내담자에게 '평가자'로서 존재했습니까, 아니면 '격려자'로서 존재했습니까? 습관적인 "잘했어요" 대신, 내담자의 고군분투하는 과정 그 자체에 깊은 경의를 표하는 "격려"의 언어를 사용해 보시길 권합니다. 그것이 바로 내담자를 진정으로 임파워먼트하는 길입니다.
[Action Item] 이번 주 상담 세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축어록을 검토해 보세요. 내가 사용한 칭찬과 격려의 비율을 분석해 보고, 칭찬했던 문장 하나를 격려의 문장으로 바꾸어 다시 적어보는 연습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바쁜 상담 일정 속에서 매번 축어록을 풀고, 자신의 발화 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때 AI 기반 상담 기록 및 축어록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최신 AI 기술은 상담 내용을 정확하게 텍스트로 변환하는 것을 넘어, 상담사와 내담자의 대화 점유율, 발화의 뉘앙스, 주요 키워드 분석까지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상담사는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평가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아니면 '격려와 지지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내담자의 성장을 돕는 격려의 기술, AI라는 든든한 수퍼바이저와 함께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