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itor's Note
- 아들러 심리학에서 열등감이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메커니즘과 '용기'의 중요성을 설명합니다
- 내담자의 자립을 방해하는 '칭찬'과 내적 유능감을 키우는 '격려'의 임상적 차이를 분석합니다
- 상담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질문법, 재명명, 기여감 초점화 등 구체적인 격려 기법을 제시합니다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내담자들의 주호소 문제는 제각각이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심리적 기제가 있습니다. 바로 "나는 부족하다", "나는 해낼 수 없다"는 깊은 무력감과 열등감(Inferiority)입니다. 선생님께서도 아마 수없이 많은 회기 동안 내담자의 낮은 자존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셨을 것입니다. 때로는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과거의 트라우마 탓으로만 돌리며 변화를 거부할 때, 상담사로서 무력감을 느끼거나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셨을 테지요. 😥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인간을 '목적론적 존재'로 정의하며, 과거의 원인보다 미래의 목적이 인간 행동을 결정한다고 보았습니다. 그에게 있어 열등감은 병리적인 증상이 아니라, 인간이 우월성(Superiority)을 추구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성장의 동력이었습니다. 하지만 임상 현장에서 이 열등감이 건강한 '우월성 추구'로 이어지지 못하고 '열등감 콤플렉스'로 고착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용기(Courage)'의 부재 때문입니다.
오늘 글에서는 상담사가 내담자의 병리적 열등감을 어떻게 건강한 성취 동기로 전환할 수 있는지, 아들러 심리학의 핵심인 '격려(Encouragement)' 기술을 통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단순한 칭찬이나 위로를 넘어, 내담자의 생활양식(Life Style)을 수정하는 임상적 개입으로서의 격려를 심도 있게 분석해 보겠습니다. 이를 통해 선생님의 상담이 내담자의 삶을 어떻게 실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1. 열등감의 재해석: 병리적 증상인가, 성장의 씨앗인가?
많은 상담사가 내담자의 열등감을 '제거해야 할 부정적 감정'으로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들러 학파의 임상적 관점에서 열등감은 보편적이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문제는 열등감 그 자체가 아니라, 내담자가 열등감을 다루는 방식, 즉 생활양식(Life Style)에 있습니다.
- 기관 열등감(Organ Inferiority)과 심리적 보상: 신체적, 환경적 결핍은 인간으로 하여금 이를 극복하려는 시도(보상)를 하게 만듭니다. 데모스테네스가 말더듬증을 극복하고 웅변가가 된 것처럼, 결핍은 탁월함의 재료가 됩니다.
- 우월성 추구(Striving for Superiority)의 왜곡: 건강한 우월성 추구는 '타인보다 나아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나보다 성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신경증적인 내담자는 이를 타인 지배, 과시, 혹은 완벽주의로 왜곡하여 받아들입니다.
- 공동체 감각(Social Interest)의 부재: 열등감이 병리로 흐르는 결정적 이유는 '나'에게만 몰입하기 때문입니다. 상담의 목표는 내담자의 관심을 '자아(Self)'에서 '타인과 공동체'로 확장시켜, 기여감을 통해 가치를 확인하게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임상가는 내담자의 호소 문제(우울, 불안, 중독 등)를 "열등감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장치(Safeguarding Tendency)"로 해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불안을 호소하는 내담자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서 '거절당하고 자신의 열등함이 드러날까 봐' 미리 회피라는 증상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러한 통찰은 상담의 목표를 '불안 감소'에서 '용기 회복'으로 전환시킵니다.
2. 칭찬(Praise) vs 격려(Encouragement): 임상적 개입의 결정적 차이
상담 수련생이나 초심 상담사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는 격려와 칭찬을 혼동하는 것입니다. "참 잘하셨어요", "정말 훌륭해요"와 같은 칭찬은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내담자를 타인의 평가에 의존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반면, 격려(Encouragement)는 내담자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신뢰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임상 장면에서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왜 상담사는 의식적으로 '격려'를 사용해야 하는지 아래 표를 통해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 구분은 치료적 동맹을 형성하고 내담자의 자립을 돕는 데 필수적인 지침이 됩니다.
상담실에서 격려는 "불완전할 용기(The courage to be imperfect)"를 심어주는 행위입니다. 내담자가 성취하지 못했을 때, 심지어 증상이 악화되었을 때조차 상담사는 그 안에 숨겨진 긍정적인 의도와 노력을 찾아내어 비춰주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들러가 말한 치료적 변화의 핵심입니다.
3. 상담실에서 바로 적용하는 '격려'의 구체적 기술 3가지
이론적으로 격려를 이해했더라도, 실제 상담 대화에서 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다음은 숙련된 임상가들이 활용하는 구체적인 격려 기법과 적용 전략입니다.
1) "만약에" 질문 (The Question) 활용하기
아들러 심리학의 가장 유명한 기법 중 하나인 'The Question'은 감별 진단 도구이자 강력한 격려 기법입니다. 내담자가 문제에 매몰되어 있을 때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보세요.
"만약 선생님께서 가지고 계신 그 문제(증상)가 싹 사라진다면, 선생님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그리고 가장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신가요?"
이 질문은 내담자가 증상 뒤에 숨겨둔 진짜 욕구와 회피하고 있는 인생 과제를 드러냅니다. 내담자가 "그러면 사람들을 편하게 만날 수 있겠죠"라고 답한다면, 상담사는 "선생님은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시군요. 그 마음이 바로 변화의 시작입니다"라고 격려하며 긍정적 의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2) 부정적 증상의 재명명 (Reframing)
내담자의 단점이나 증상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해 주는 것은 즉각적인 안도감과 용기를 줍니다. 이는 단순히 말을 예쁘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의 목적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 고집이 센 내담자 →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시군요."
- 걱정이 너무 많은 내담자 → "미래를 꼼꼼하게 대비하고 싶은 마음과 상상력이 풍부하시네요."
- 화를 잘 내는 내담자 → "부당한 상황을 바로잡고 싶은 정의감이 있으시군요."
- 실행을 미루는 내담자 → "실수 없이 잘해내고 싶은 높은 기준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3) 기여감(Contribution)에 초점 맞추기
우울증이나 무기력에 빠진 내담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는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느낌입니다. 상담 장면 내에서도 내담자의 기여를 찾아 격려할 수 있습니다.
- "오늘 이렇게 힘든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주셔서, 제가 선생님을 이해하는 데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 "지난주에 우리가 의논한 대처 방식을 시도해 보셨네요. 선생님의 그런 노력이 우리 상담을 앞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이러한 피드백은 내담자에게 '나는 상담사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주며, 수동적인 환자 역할에서 능동적인 협력자로 변화하게 합니다.
4. 결론 및 실천을 위한 제언
아들러는 "모든 상담은 격려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내담자가 자신의 열등감을 딛고 일어서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갈 용기를 얻는 과정 자체가 치유이기 때문입니다. 상담사는 내담자가 스스로를 '형편없는 사람'으로 단정 지을 때, 그 안에서 빛나는 '더 나아지려는 의지'를 발견해 주는 거울이 되어야 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린 칭찬과 격려의 구분, 그리고 구체적인 기법들을 다음 상담 세션에서 단 한 번이라도 의도적으로 시도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마지막으로, 격려의 기술을 정교화하기 위해서는 상담사 자신의 언어 습관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내가 내담자에게 무심코 '평가적인 칭찬'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담자가 사용하는 '열등감의 언어'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AI 기반 상담 기록 및 축어록 서비스는 훌륭한 슈퍼바이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상담 중에는 내담자의 비언어적 표현과 관계 형성에 온전히 집중하고, 정확한 대화 내용은 AI를 통해 기록해 보세요. 이후 축어록을 검토하며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입니다.
- "이 타이밍에 내가 한 말은 칭찬이었나, 격려였나?"
- "내담자가 '어차피 안 될 거예요'라고 말했을 때, 나는 어떤 격려로 반응했어야 했나?"
- "AI가 분석한 내담자의 주 사용 키워드에서 '무력감'과 관련된 단어는 얼마나 자주 등장하는가?"
정확한 기록은 정교한 개입의 토대가 됩니다. 기술의 도움으로 행정적 부담을 덜고, 확보된 에너지를 내담자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데 사용하십시오. 그것이 바로 상담사가 추구해야 할 진정한 '우월성 추구'일 것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