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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효과가 없어요"라고 불평하는 내담자에게 대처하는 비방어적 태도

"상담이 효과 없어요"라는 내담자의 말에 당황한 상담사를 위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비방어적 대처법과 3단계 실천 전략을 제안합니다.

December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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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 내담자의 부정적 피드백을 '공격'이 아닌 상담의 성장을 돕는 '치료적 기회'이자 중요한 임상 데이터로 인식해야 합니다.

  • 방어적인 해명 대신 내담자의 용기를 지지하고 수용하는 비방어적 태도가 치료적 동맹을 회복하는 핵심입니다.

  • 치료 목표의 재합의와 메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담실 내 갈등을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교정적 감정 경험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선생님, 솔직히 상담이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어요."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순간, 어떻게 대처하시나요?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온 내담자가 무거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이렇게 말합니다. "선생님, 저 꽤 오래 상담받았는데... 사실 뭐가 좋아졌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상담사라면 누구나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경험을 합니다. 마치 나의 전문성을 부정당하는 것 같고, 내담자를 돕지 못했다는 자책감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심지어 '이 내담자는 저항이 심하군'이라며 방어적인 마음(Countertransference)이 고개를 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임상 심리학 연구들에 따르면, 이러한 '치료적 동맹의 파열(Alliance Rupture)'은 상담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 오히려 상담을 한 단계 깊게 발전시킬 수 있는 결정적인 '치료적 기회'입니다.

많은 상담 전문가들이 내담자의 부정적 피드백 앞에서 당황하여 섣불리 해명하거나, 내담자의 저항으로 치부해버리는 실수를 범하곤 합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내담자의 "효과가 없다"는 불평 이면에 숨겨진 임상적 의미를 파악하고, 이를 비방어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로 다루어 치료적 돌파구로 만드는 구체적인 전략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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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자의 불평, '공격'이 아니라 '데이터'로 바라보기

내담자가 상담 효과에 의문을 제기할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상담사의 '불안'을 잠재우고 내담자의 말을 객관적인 임상 데이터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내담자의 불평은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현재 상담 과정에서 무엇이 결여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나침반입니다.

임상적으로 내담자의 부정적 피드백은 크게 세 가지 차원에서 분석할 수 있습니다.

  1. 치료 목표와 기대치의 불일치 (Goal Misalignment)

    내담자는 당장의 증상 완화(Symptom Reduction)를 원하는데, 상담사는 성격적 통찰(Insight)을 목표로 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내담자가 느끼는 '효과 없음'은 방향성의 차이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습니다.

  2. 치료적 관계의 미세한 균열 (Relational Rupture)

    상담사가 내담자의 핵심 감정을 놓쳤거나, 공감적 실패(Empathic Failure)가 발생했을 때 내담자는 이를 "상담이 도움이 안 된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전달하기도 합니다.

  3.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저항 (Resistance & Ambivalence)

    실질적인 변화가 시작되려는 시점에, 무의식적인 두려움이 상담의 가치를 깎아내리는(Devaluing)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섣불리 해석해주기보다는 내담자의 주관적 경험을 먼저 타당화해야 합니다.

<figure><table><thead><tr><th>요인 (Factor)</th><th>기여도 (Percentage)</th></tr></thead><tbody><tr><td>내담자 요인 (Client Factors)</td><td>40%</td></tr><tr><td>치료적 관계 (Therapeutic Relationship)</td><td>30%</td></tr><tr><td>기대 효과 (Placebo)</td><td>15%</td></tr><tr><td>기법 및 모델 (Technique)</td><td>15%</td></tr></tbody></table><figcaption>상담 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Lambert, 1992)</figcaption></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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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적 반응 vs 비방어적 반응: 결정적 차이

내담자의 불평을 들었을 때 상담사의 즉각적인 반응은 상담의 성패를 가릅니다. 방어적인 태도는 내담자로 하여금 '내 감정이 수용받지 못했다'고 느끼게 하여 조기 종결(Dropout)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비방어적 태도는 내담자에게 '이 사람은 내 부정적인 감정까지도 받아줄 수 있는 안전한 대상'이라는 확신을 줍니다.

아래 표를 통해 우리가 흔히 범할 수 있는 방어적 반응과, 이를 치료적으로 승화시키는 비방어적 반응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상담 현장에서 나는 어떤 쪽에 가까운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figure><table border="1"><thead><tr><th>구분</th><th>방어적 반응 (지양해야 할 태도)</th><th>비방어적/치료적 반응 (권장하는 태도)</th><th>내담자가 느끼는 감정</th></tr></thead><tbody><tr><td><strong>즉각적 반응</strong></td><td>"그건 변화가 서서히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지난주에는 좋아졌다고 하셨잖아요?" (설명, 해명, 반박)</td><td>"그렇게 느끼셨군요.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그렇게 느껴지셨나요?" (타당화, 탐색)</td><td>방어적: '내 말을 안 믿는구나'<br>비방어적: '내 불만도 존중받는구나'</td></tr><tr><td><strong>해석의 초점</strong></td><td>"변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그렇게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내담자의 탓으로 돌리는 조급한 해석)</td><td>"제가 놓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함께 목표를 다시 점검해보면 좋겠어요." (상담사의 책임 인정 및 협력 제안)</td><td>방어적: '내가 문제라는 거야?'<br>비방어적: '우리가 함께 해결하려는구나'</td></tr><tr><td><strong>감정 처리</strong></td><td>상담사의 불안, 당혹감을 감추기 위해 전문 용어나 이론으로 무장함.</td><td>상담사의 당혹감을 내적으로 소화하고, '지금-여기(Here and Now)'에서의 관계 회복에 집중함.</td><td>방어적: '거리감이 느껴진다'<br>비방어적: '진정성이 느껴진다'</td></tr></tbody></table><figcaption>표 1. 내담자의 부정적 피드백에 대한 방어적 태도와 비방어적 태도 비교</figcaption></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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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의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3가지 실천 전략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효과가 없다"는 말을 들었을 때 당황하지 않고 적용할 수 있는 3단계 프로세스를 제안합니다.

1. '용기'에 대한 감사와 철저한 타당화 (Validate and Appreciate)

상담사에게 불만을 표현하는 것은 내담자에게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이 용기를 가장 먼저 인정해주세요. "저에게 실망감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으셨을 텐데, 이렇게 솔직하게 말씀해 주셔서 상담이 더 나아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요."라고 말함으로써, 불만이 공격이 아닌 '협력'임을 명시합니다. 내담자의 주관적 경험(답답함, 실망감)을 그 어떤 설명 없이 온전히 수용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2. 치료 목표 및 방법의 재합의 (Re-contracting)

내담자의 불만을 토대로 상담 구조를 점검합니다. "우리가 처음 설정했던 목표가 지금의 상황과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님에게 가장 절실한 변화는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며 치료적 동맹을 재설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드백 주도 치료(FIT: Feedback Informed Treatment)의 개념을 도입하여, 매 회기 상담의 효과성과 관계 만족도를 체크하는 척도(ORS/SRS)를 활용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3. 메타 커뮤니케이션 활용 (Meta-communication)

상담 내용(Content)이 아닌 상담 과정(Process) 자체를 다루십시오. "지금 우리가 나누는 이 대화, 즉 실망감을 표현하고 그것을 조율해가는 이 과정이 밖에서의 대인관계 패턴과는 어떻게 다른가요?"라고 질문함으로써, 현재의 갈등 해결 경험 자체가 교정적 감정 경험(Corrective Emotional Experience)이 되도록 유도합니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상담'입니다.

<figure><table><thead><tr><th>단계</th><th>핵심 행동 (Action)</th><th>주요 질문 및 태도</th></tr></thead><tbody><tr><td>1. 경청 및 수용</td><td>내담자의 말 온전히 듣기</td><td>"솔직하게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용)</td></tr><tr><td>2. 방어기제 인식</td><td>Stop & Breathe (잠시 멈춤)</td><td>'나의 불안이나 당혹감이 올라오는가?' (자기 인식)</td></tr><tr><td>3. 구체적 불만 탐색</td><td>What & How (구체화)</td><td>"어떤 부분이 도움이 안 된다고 느끼셨나요?" (탐색)</td></tr><tr><td>4. 치료 목표 재설정</td><td>Re-align (재조율)</td><td>"우리가 목표를 어떻게 수정하면 좋을까요?" (협력)</td></tr><tr><td>5. 관계 심화</td><td>Deepening (관계 다지기)</td><td>"이 대화가 우리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듭니다." (심화)</td></tr></tbody></table><figcaption>내담자 불만 제기 시 대처 프로세스 5단계</figcaption></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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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불완전함이 주는 치유의 힘

완벽한 상담사는 없습니다. 오히려 완벽해 보이려는 태도가 내담자와의 거리를 넓힐 뿐입니다. "상담 효과가 없어요"라는 말은 상담사의 무능을 증명하는 성적표가 아니라, "지금 내 마음을 더 깊이 알아달라"는 내담자의 간절한 신호일 수 있습니다. 이 신호를 놓치지 않고 비방어적으로 끌어안을 때, 상담은 비로소 피상적인 대화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의 장으로 이동합니다.

하지만 상담사도 사람이기에, 내담자의 날 선 피드백을 받는 순간에는 당황하여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거나, 미묘한 뉘앙스를 놓칠 수 있습니다. 나의 반응이 방어적이었는지, 수용적이었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 객관적 자기 점검: 상담 내용을 녹음하고 축어록을 작성하는 것은 내담자의 피드백 패턴과 나의 대응 방식을 분석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 AI 기술의 활용: 최근에는 AI 기반의 상담 기록 및 축어록 서비스가 등장하여, 상담 내용을 자동으로 텍스트화하고 내담자의 핵심 감정 단어와 상담사의 발화 비율 등을 분석해 줍니다.
  • 슈퍼비전 자료: "효과가 없다"고 말한 회기의 정확한 대화 내용을 AI 축어록으로 추출하여 슈퍼비전을 받는다면, 막연한 기억에 의존할 때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내담자의 불평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그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강력한 치료 도구입니다. 오늘 만나는 내담자의 작은 불평에도 귀 기울이며, 그 안에서 새로운 치료적 가능성을 발견하시길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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