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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치료제(DTx) 시대: 불면증 앱이 심리상담사를 대체할까?

디지털 치료제(DTx) 시대를 맞이한 상담사의 생존 전략! 기계와 차별화되는 상담사만의 고유한 역할과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상담법을 확인하세요.

December 2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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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 디지털 치료제(DTx)와 상담사의 명확한 역할 분담을 통한 상호 보완적 관계 정립

  • DTx 데이터를 활용한 하이브리드 상담 모델 및 상담사의 3가지 실천 전략 제시

  • 기술 시대를 대비하는 상담사의 생존 전략으로서 '인간적 가치'와 AI 도구 활용의 중요성 강조

최근 국내에서도 불면증 개선을 위한 디지털 치료기기(DTx)인 '솜즈(Somzz)'가 식약처 허가를 받고 실제 처방이 시작되면서, 임상 현장의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고 있습니다. 상담 센터를 찾는 대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인지행동치료(CBT-I)를 받겠다는 내담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죠. 우리 상담 전문가들에게 이는 단순한 기술의 발전 그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과연 기계가 상담사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한 불안감부터, "임상 현장에서 이 도구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라는 실질적인 고민까지, 우리는 지금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습니다.

하지만 불안해하기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디지털 치료제는 반복적이고 구조화된 개입을 자동화해줌으로써, 상담사가 더욱 고차원적이고 '인간적인' 치료 영역에 집중하게 만드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담자의 스마트폰 속에 들어온 치료자, DTx는 과연 우리에게 위협일까요, 아니면 든든한 파트너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를 중심으로 임상 심리학적 관점에서 기계와 인간 상담사의 역할을 분석하고,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상담사가 취해야 할 생존 전략과 윤리적 통찰을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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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솜즈(Somzz)' vs '상담사': 경쟁자가 아닌 역할의 분화

디지털 치료제가 상담사를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는 '상담'을 단편적인 정보 전달이나 기법의 적용으로만 보았을 때 발생하는 오해입니다. 물론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BT-I)와 같이 프로토콜이 명확하고 구조화된 치료 기법은 알고리즘으로 구현하기에 매우 적합합니다. 실제로 다수의 임상 연구에 따르면, 단순 불면증 환자에게 DTx를 적용했을 때 수면 효율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었다는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상담사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기계가 잘하는 영역'과 '인간이 잘하는 영역'이 명확히 구분되는 계기가 됩니다.

DTx는 데이터의 정확한 기록, 24시간 접근성, 표준화된 교육 제공에 탁월합니다. 반면, 상담사는 내담자의 미세한 저항(Resistance)을 다루고, 복합적인 심리 문제를 통찰하며, 무엇보다 '치료적 동맹(Therapeutic Alliance)'을 통해 치유의 경험을 제공합니다. 아래 표를 통해 두 주체의 역할을 명확히 비교해 보겠습니다.

<figure> <table> <thead> <tr> <th>구분</th> <th>디지털 치료제 (DTx)</th> <th>임상 심리 전문가 (Human)</th> </tr> </thead> <tbody> <tr> <td><strong>핵심 강점</strong></td> <td>표준화된 프로토콜 수행, 객관적 데이터(수면 시간 등) 추적, 비용 효율성</td> <td>치료적 관계 형성, 비언어적 단서 포착, 복합 질환(Comorbidity) 감별</td> </tr> <tr> <td><strong>치료적 접근</strong></td> <td>알고리즘 기반의 단계적 과제 부여 (수면 제한, 자극 조절 등)</td> <td>내담자의 방어기제 분석, 정서적 지지, 유동적인 치료 계획 수정</td> </tr> <tr> <td><strong>한계점</strong></td> <td>낮은 치료 순응도(Drop-out), 위기 개입의 어려움, 공감 부재</td> <td>시간 및 비용의 제약, 상담사 역량에 따른 편차, 주관적 개입 가능성</td> </tr> <tr> <td><strong>적합 대상</strong></td> <td>단순 불면증, 동기가 높고 IT 기기에 익숙한 내담자</td> <td>우울/불안이 공존하는 복합 불면증, 정서적 지지가 필요한 내담자</td> </tr> </tbody> </table> <figcaption>표 1. 불면증 치료에 있어서 디지털 치료제와 임상 심리 전문가의 역할 및 특성 비교</figcaption>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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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하이브리드 상담 모델: DTx를 임상적 무기로 활용하는 법

현명한 상담사는 DTx를 경쟁자가 아닌 '보조 치료자(Co-therapist)'로 고용해야 합니다. 임상 현장에서는 이미 '단계적 치료(Stepped Care)'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내담자의 증상 심각도에 따라 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전략입니다. 경미한 증상을 호소하거나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내담자에게는 1차적으로 DTx를 활용하게 하고, 상담사는 앱이 수집한 수면 일기(Sleep Diary) 데이터를 바탕으로 심층 상담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상담사는 반복적인 수면 위생 교육에 쏟던 시간을 절약하고, 내담자의 핵심적인 심리 역동을 다루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임상 적용을 위한 3가지 실천 전략

  1. 데이터 기반의 슈퍼바이저 역할 수행
    내담자가 앱을 통해 기록한 수면 효율, 기상 시간 등의 데이터를 상담 회기 중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십시오. "앱을 써보니 어떠셨나요?"라는 단순한 질문을 넘어, "데이터를 보니 입면 잠복기가 줄어들었지만, 주관적인 피로감은 여전하군요. 이 괴리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와 같이 전문적인 해석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는 내담자에게 '앱은 도구일 뿐, 치료의 핵심은 상담사와의 분석'이라는 인식을 심어줍니다.
  2. 치료 순응도(Adherence) 관리 및 동기 강화
    DTx의 가장 큰 약점은 내담자가 중간에 사용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다는 점입니다. 상담사는 동기 강화 면담(Motivational Interviewing) 기법을 활용하여 내담자가 앱을 꾸준히 사용하도록 독려하고, 앱 사용 과정에서 겪는 좌절감이나 기술적 어려움을 정서적으로 감싸안아야 합니다. 기계는 "숙제를 안 하셨네요"라고 알람을 보내지만, 상담사는 "숙제를 하기 힘들었던 그 마음"을 읽어줄 수 있습니다.
  3. 복합 증상에 대한 감별 및 위기 개입
    앱은 내담자가 입력한 데이터만 볼 수 있지만, 상담사는 내담자의 표정과 목소리 톤에서 자살 사고나 심각한 우울 징후를 읽어낼 수 있습니다. 불면증 뒤에 숨겨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나 주요 우울 장애를 식별하고, 필요시 즉각적인 위기 개입을 하거나 약물 치료를 병행하도록 의뢰하는 것은 오직 인간 전문가만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figure> <table> <thead> <tr> <th>단계 (Step)</th> <th>대상 및 상태</th> <th>치료 전략 (Intervention)</th> </tr> </thead> <tbody> <tr> <td><strong>1단계 (초기/경증)</strong></td> <td>단순 불면증, 경미한 증상</td> <td>자가 관리 및 디지털 치료제(DTx) 활용</td> </tr> <tr> <td colspan="3" style="text-align:center;"><em>▼ (호전되지 않음 / 증상 지속 시)</em></td> </tr> <tr> <td><strong>2단계 (중등도)</strong></td> <td>중등도 증상, 지속적인 불편감</td> <td>상담사 개입(모니터링) 및 DTx 병행</td> </tr> <tr> <td colspan="3" style="text-align:center;"><em>▼ (심각한 증상 / 복합 질환 발견 시)</em></td> </tr> <tr> <td><strong>3단계 (중증/복합)</strong></td> <td>중증 불면증, 우울/불안 공존</td> <td>전문적인 심리치료(대면) 및 약물치료 의뢰</td> </tr> </tbody> </table> <figcaption>그림 1. 증상 심각도에 따른 단계적 치료(Stepped Care) 모델 흐름도</figcaption>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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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High Tech" 시대일수록 "High Touch"에 집중하라

디지털 치료제가 보편화될수록 역설적으로 '인간적인 접촉(High Touch)'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상담사의 고유한 가치는 바로 '지금-여기(Here and Now)'에서의 상호작용과 깊이 있는 공감입니다. 우리는 이제 기술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해 확보된 시간을 내담자와의 관계 증진에 쏟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담 외적인 행정 업무와 기록 업무의 효율화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많은 상담사들이 내담자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치료 계획을 수립하는 데 써야 할 에너지를, 녹취록을 풀거나 상담 일지를 작성하는 데 소진하고 있습니다. DTx가 치료 프로토콜을 자동화했듯, 우리에게는 상담 기록과 분석을 보조해 줄 또 다른 기술적 파트너가 필요합니다. 최근 등장한 AI 기반 상담 기록 및 축어록 서비스들은 상담 내용을 정확하게 텍스트로 변환하고, 핵심 키워드를 추출하며, 화자를 분리해 주는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도구를 활용하면 상담사는 다음과 같은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1. 현장성(Presence)의 회복: 필기에 대한 부담 없이 내담자의 눈빛과 표정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 치료적 동맹이 강화됩니다.
  2. 객관적 자기 점검: AI가 정리한 대화 패턴을 복기하며 자신의 상담 습관이나 놓친 내담자의 언어적 단서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3. 슈퍼비전 효율성 증대: 정확한 축어록을 빠르게 생성하여 슈퍼바이저에게 제공함으로써, 단순 보고가 아닌 심층적인 사례 개념화에 대한 지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결국 미래의 유능한 상담사는 '디지털 치료제'를 내담자에게 처방하고, 'AI 기록 서비스'를 통해 행정 업무를 최소화하며, 확보된 에너지를 온전히 '내담자의 마음'을 만나는 데 쓰는 전문가일 것입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스마트한 도구들을 우리의 치료실 안으로 초대하여, 더 깊고 효율적인 치유의 여정을 만들어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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