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itor's Note
- 치료자 변인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POTT 모델을 통해 자신의 성격 강점을 치료적 자원으로 승화하는 방법 제시
- 비판적 슈퍼비전 수용과 내담자 피드백(FIT)을 통해 '나다운' 상담 스타일을 구축하는 3단계 실천 전략
- AI 기술과 축어록 분석 도구를 활용하여 상담 패턴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임상적 효능감을 높이는 현대적 접근법
안녕하세요, 치열한 임상 현장에서 내담자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계신 동료 상담사 여러분. 혹시 상담 회기를 마치고 나왔을 때, "방금 내가 한 개입이 정말 나다운 것이었나?"라는 의문이 든 적 없으신가요? 초심 상담사 시절에는 우리가 존경하는 교수님이나 슈퍼바이저의 말투, 개입 방식을 무의식적으로 모방하곤 합니다. 이는 학습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한 불편함은 상담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최근 심리치료 연구 동향은 특정 치료 기법(Modality)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것에서 벗어나, 치료자 변인(Therapist Effect)이 상담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즉, '어떤 기법을 쓰느냐'보다 '누가 그 기법을 사용하느냐'가 치료적 동맹(Therapeutic Alliance)과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내담자는 기법의 정교함보다 상담사의 진정성(Authenticity)을 감지합니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내담자의 증상에 허덕이거나 행정 업무에 치여, 정작 가장 중요한 도구인 '나 자신(Self)'을 점검하고 개발할 시간을 갖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오늘은 우리가 가진 고유한 성격 강점(Character Strengths)을 어떻게 임상적으로 승화시켜 나만의 상담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을지, 그리고 이를 통해 소진을 예방하고 효능감을 높이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
1. '치료자로서의 나(Person of the Therapist)' 재발견하기
상담 심리학에서 POTT(Person of the Therapist) 모델은 상담사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상담사 자신의 인격과 삶의 경험이 치료의 핵심 도구임을 강조합니다. 내가 분석적인 사람인지, 감성적인 사람인지, 혹은 구조화된 것을 선호하는지에 따라 효과적인 상담 접근법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내 성향을 무시한 채 유행하는 치료 기법만을 쫓는 것은, 마치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글씨를 쓰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아 치료적 에너지를 불필요하게 소모하게 만듭니다.
나의 성격 강점을 치료적 자원으로 전환하기
- 높은 인지적 호기심과 분석력: 내담자의 서사를 구조화하고 패턴을 발견하는 데 강점이 있다면, CBT(인지행동치료)나 도식 치료(Schema Therapy) 접근이 자연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는 내담자에게 명쾌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 풍부한 감수성과 공감 능력: 정서적 파장에 민감하다면 EFT(정서중심치료)나 인본주의적 접근이 적합합니다. 상담사의 '느끼는 능력' 자체가 강력한 치료적 공명(Resonance)을 일으킵니다.
- 창의성과 유연성: 정형화된 틀보다 직관을 선호한다면 게슈탈트 치료나 예술 치료, 또는 사이코드라마 기법을 통합적으로 활용할 때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기 위해, 상담사는 자신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의 비교표를 통해 자신의 성향과 어울리는 접근법을 가늠해 보시길 바랍니다.
2. 나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3가지 실천 전략
자신의 성향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이를 실제 상담 장면에 녹여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나는 이런 사람이니까 이렇게 할래"라고 단정 짓는 것이 아니라, 전문적인 훈련을 통해 '다듬어진 자연스러움'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Step 1: 통합적 관점에서 슈퍼비전 소화하기 (Chewing, not Swallowing)
슈퍼바이저의 피드백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 "이 개입을 내 언어로 바꾼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슈퍼비전 시간에는 단순히 케이스 방어에 급급하기보다, "제가 이 내담자에게 느낀 역전이를 활용해 이런 방식으로 개입해보고 싶었는데, 선생님이 보시기엔 어떠신가요?"라고 역제안을 하며 자신의 스타일을 검증받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Step 2: 내담자 피드백 중심의 치료(FIT) 활용
내가 편안하게 느끼는 방식이 내담자에게도 효과적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ORS(성과 척도)나 SRS(관계 척도)와 같은 도구를 활용해 매 회기 내담자의 피드백을 받으세요. "오늘 상담 방식이 선생님께 잘 맞으셨나요?"라는 단순한 질문이, 나의 상담 스타일을 내담자에 맞춰 미세 조정(Fine-tuning)하는 가장 확실한 나침반이 됩니다.
Step 3: 상담 기록의 '질적 분석'과 자기 회고
자신의 상담 스타일을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담 내용을 '텍스트'로 시각화하여 보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녹음 파일을 듣는 것만으로는 놓치기 쉬운 비언어적 습관, 잦은 말 자르기, 혹은 특정 단어의 반복 사용 등을 축어록(Verbatim)을 통해 확인할 때 비로소 "아, 내가 내담자의 감정을 다루기보다 해결책을 빨리 주려고 서두르는구나"와 같은 구체적인 통찰이 가능해집니다.
3. 기술을 활용한 임상적 통찰의 확장
상담 전문가로서 성장하는 과정은 끊임없는 자기 분석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50분 상담 후 매번 축어록을 타이핑하고 분석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윤리적이고 효율적인 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상담 현장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상담 기록 자동화 서비스가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단순히 기록 시간을 단축해 주는 것을 넘어, '나의 상담 스타일'을 데이터로 보여주는 거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 객관적 패턴 분석: AI 기반 축어록 서비스는 내가 내담자보다 말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발화 점유율), 개방형 질문과 폐쇄형 질문의 비율은 어떠한지 등을 데이터로 보여줍니다. 이는 주관적인 느낌을 넘어 내 상담 스타일을 교정하는 객관적 지표가 됩니다.
- 핵심 키워드 및 감정 흐름 파악: 내담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핵심 단어와 감정의 변화 추이를 AI가 시각화해주므로, 상담사가 놓친 미세한 역동을 포착하여 다음 회기 치료 계획(Treatment Plan)을 수립하는 데 깊이를 더해줍니다.
- 슈퍼비전 준비 효율화: 번거로운 전사(Transcribing) 작업에서 해방됨으로써, 상담사는 축어록 작성 그 자체가 아닌 '축어록 내용을 바탕으로 한 성찰'에 온전히 에너지를 쏟을 수 있습니다.
나만의 상담 스타일을 찾는 것은 종착지가 아니라, 상담사로서 은퇴하는 날까지 계속되는 여정입니다. 나의 성격 강점을 이해하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갖추며, 최신 기술을 활용해 끊임없이 자신을 모니터링하세요.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내담자와 만날 때, 그 진정성이야말로 최고의 치유제가 될 것입니다.
💡 Action Item: 이번 주 상담 중 한 케이스를 선정하여, 기존의 방식 대신 여러분의 강점(예: 유머, 직관, 논리적 설명 등)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보세요. 그리고 AI 상담 노트 서비스를 활용해 그 회기의 대화 패턴을 복기하며, 내담자의 반응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확인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