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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 말이 많은 내담자: 기분 나쁘지 않게 말을 끊고 요약하는 개입 기술

횡설수설하는 내담자의 심리적 원인을 분석하고,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대화의 주도권을 잡는 3단계 개입 전략과 상담 효율을 높이는 실천 가이드를 소개합니다.

December 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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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 말이 많은 내담자의 심리적 배경(불안, 인지적 특성, 관계적 욕구)에 대한 임상적 이해

  •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 대화 주도권을 잡는 3단계 개입 전략(이름 부르기, 요약, 지금-여기 초점)

  • 상담사의 인지적 부하를 줄이고 치료적 성과를 높이기 위한 효율적인 구조화 및 기술 활용법

상담실 문을 열고 들어온 내담자가 자리에 앉자마자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회사 동료와의 갈등부터 시작해서, 갑자기 어린 시절 키우던 강아지 이야기로 넘어가더니, 주말에 먹은 점심 메뉴에 대한 묘사로 이어집니다. 상담사는 공감적인 태도로 경청하려 노력하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불안감이 피어오릅니다.

'이 이야기의 핵심은 무엇일까?', '상담 목표와 관련된 주제로 언제 돌아와야 하지?', '지금 말을 끊으면 라포(Rapport)가 깨지지 않을까?'

많은 초심 상담사, 심지어 숙련된 전문가들도 '횡설수설하거나 말이 지나치게 많은 내담자(The Rambling Client)'를 만날 때 곤혹스러움을 느낍니다. 우리는 내담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주어야 한다는 윤리적, 직업적 의무감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제한된 시간(50분) 내에 치료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도 느낍니다.

단순히 말을 많이 하는 것을 넘어 논점이 흐려지고, 주제가 계속 바뀌는 내담자와의 상담은 상담사의 에너지를 빠르게 고갈시킵니다. 하지만 이러한 '다변(Loquacity)'과 '탈선(Tangentiality)'은 단순한 수다스러움이 아니라, 내담자의 불안, 저항, 혹은 인지적 특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임상적 단서일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내담자가 왜 횡설수설하는지 그 심리적 배경을 이해하고, 상담 관계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대화의 주도권을 잡고 구조화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입 기술을 다루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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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많은 내담자, 도대체 왜 그럴까?: 임상적 진단과 이해 🧠

무작정 내담자의 말을 끊기 전에, 우리는 '왜' 그들이 멈추지 않고 말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내담자의 장황한 말하기 방식(Verbal Style)은 그 자체로 진단을 위한 중요한 재료가 됩니다. 임상 심리학적 관점에서 과도한 언어적 표현은 크게 세 가지 범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 불안 통제와 침묵에 대한 공포

    가장 흔한 원인은 불안(Anxiety)입니다. 침묵이 흐르는 순간을 견디지 못하거나,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고통스러운 감정과 마주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말의 장벽'을 세우는 경우입니다. 이는 방어기제로서의 '지성타(Intellectualization)' 혹은 회피 반응일 수 있습니다. 말이 많아질수록 감정적인 접촉은 줄어들게 됩니다.

  2. 인지적 특성 및 신경학적 요인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성향이 있는 내담자는 충동 조절의 어려움으로 인해 생각나는 대로 말을 내뱉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조증(Mania)이나 경조증 삽화에 있는 내담자는 압박 언어(Pressured Speech)를 보이며, 타인이 개입할 틈을 주지 않고 빠르게 말을 쏟아냅니다. 사고의 비약(Flight of Ideas)이 동반되는 경우 주제가 겉잡을 수 없이 튈 수 있습니다.

  3. 관계적 욕구와 타인의 인정 추구

    연극성(Histrionic) 성향이나 나르시시즘적 특성이 있는 내담자는 상담사의 관심을 독점하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로 인해 극적이고 장황하게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 상담사의 '개입'은 거절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으므로 더욱 세심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기분 나쁘지 않게, 그러나 단호하게: 3단계 개입 전략 🛠️

내담자의 말을 끊는 것은 무례한 것이 아니라, 내담자를 안전하게 담아내는(Containing) 치료적 행위입니다. 횡설수설하는 내담자를 방치하는 것은 방임에 가깝습니다. 상담사가 적절히 개입할 때, 내담자는 혼란스러운 사고에서 벗어나 정돈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상담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개입 기술과 일반적인 대화와의 차이점을 비교한 내용입니다.

<figure> <table> <caption>[표 1] 일상적 대화 차단 vs. 치료적 구조화 개입 비교</caption> <thead> <tr> <th>구분</th> <th>일상적 대화 중단 (비추천) ❌</th> <th>치료적 구조화 개입 (추천) ✅</th> </tr> </thead> <tbody> <tr> <td><strong>목적</strong></td> <td>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지루해서</td> <td>내담자의 핵심 감정에 집중하고 통찰을 돕기 위해</td> </tr> <tr> <td><strong>비언어적 태도</strong></td> <td>시계 보기, 딴짓하기, 한숨 쉬기</td> <td>몸을 앞으로 기울이기, 손바닥을 살짝 들어 신호 보내기</td> </tr> <tr> <td><strong>주요 멘트</strong></td> <td>"그만 좀 하세요.", "다른 얘기 합시다."</td> <td>"잠시만요, 방금 하신 말씀이 아주 중요한 것 같아서요."</td> </tr> <tr> <td><strong>결과</strong></td> <td>상대방이 무시당했다고 느낌</td> <td>자신의 이야기가 경청되고 존중받았다고 느낌</td> </tr> </tbody> </table>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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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ure> <table> <caption>상담 개입 전후의 상담 시간 배분 변화</caption> <thead> <tr> <th>구분</th> <th>개입 전</th> <th>개입 후</th> </tr> </thead> <tbody> <tr> <td><strong>시간 배분 특징</strong></td> <td>내담자 독백 위주 (80%)</td> <td>상호작용 및 통찰 (50:50)</td></tr> </tbody> </table>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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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단계: 비언어적 신호와 이름 부르기 (Interrupting with Name)

    말의 흐름을 물리적으로 끊는 것이 두렵다면, 비언어적 신호부터 시작하세요. 몸을 내담자 쪽으로 조금 더 기울이거나, 손바닥을 부드럽게 들어 올리는 제스처는 "잠시 멈춤" 신호가 됩니다. 이때 가장 강력한 도구는 내담자의 이름입니다.

    "철수 님, 잠시만요." 혹은 "지혜 님, 잠깐 멈춰볼까요?"라고 이름을 부르는 것은 내담자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현재로 돌아오게 하는 강력한 효과가 있습니다. 이름을 부르는 것은 비난이 아니라 초대입니다.

  2. 2단계: 요약과 타당화로 연결하기 (Summarizing & Validating)

    말을 끊은 직후에는 반드시 요약타당화가 따라와야 합니다. 이는 "당신의 말을 듣지 않기 위해 끊은 것"이 아니라, "당신의 말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멈춘 것"임을 보여주는 기술입니다.

    "철수 님, 말씀 중에 죄송해요. 지금 하신 말씀이 너무 중요해서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싶어요. 그러니까 직장 상사분이 화를 냈을 때, 과거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당황스러웠다는 말씀이시죠?"

    이러한 '개입적 요약(Interventional Summarizing)'은 내담자가 쏟아낸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핵심 뼈대만 추려내어 돌려주는 거울 역할을 합니다.

  3. 3단계: '지금-여기'로 초점 돌리기 (Focusing on Here & Now)

    내담자가 과거의 세세한 상황 묘사(Storytelling)에 매몰되어 있을 때, 상담사는 대화의 초점을 '내용(Content)'에서 '과정(Process)'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지혜 님, 우리가 방금 그 상황에 대해 15분 정도 아주 상세하게 이야기를 나눴어요. 그 이야기를 그렇게 자세하게 설명하시면서, 지금 이 순간 저와 함께 있는 이 자리에서는 어떤 기분이 드시나요?"

    이는 내담자의 인지적 방어를 뚫고 즉각적인 정서 경험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열어줍니다.

상담의 효율성을 높이는 스마트한 마무리 🚀

상담에서 내담자의 말을 끊고 요약하는 것은 상담사의 권위적인 행동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담자가 자신의 혼란스러운 내면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돕는 '구조화된 돌봄'입니다. 상담사가 길을 잃지 않고 단호하게 개입할 때, 내담자는 비로소 상담실을 안전한 공간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오늘 상담에서 말이 끊이지 않는 내담자를 만난다면, 두려워하지 말고 부드럽게 손을 들어보세요. 그리고 "잠시만요, 그 부분이 정말 중요하게 들리네요."라고 말하며 핵심으로 들어가 보세요.

마지막으로, 횡설수설하는 내담자와의 상담은 상담사에게도 큰 인지적 부하를 줍니다. 쏟아지는 내용을 기억하고, 요약하고, 개입 타이밍까지 잡느라 정작 중요한 임상적 직관을 놓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AI 기반 상담 축어록 및 요약 서비스를 활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상담 중에는 필기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내담자의 비언어적 태도와 눈빛에 온전히 집중하세요. 복잡하게 얽힌 내담자의 이야기 속에서 핵심 키워드와 반복되는 패턴을 찾아내는 것은 AI에게 맡기고, 상담사는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깊이 있는 통찰과 관계 맺기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기술의 도움으로 확보된 여유는 고스란히 내담자를 향한 더 따뜻한 시선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 Action Plan: 이번 주 실천 과제

  • 상담 중 말이 길어지는 내담자에게 "잠시만요, 제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 확인해 볼게요."라고 말하며 3분 이내로 개입해 보기.
  • 내담자의 이야기 패턴(과거 집착, 세부 묘사, 주제 이탈 등)을 분석하여 다음 회기 구조화 전략 세우기.
  • 상담 기록의 부담을 줄이고 개입에 집중하기 위해 AI 음성 기록 도구 도입 검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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