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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IS-IV(웩슬러 지능검사) '토막짜기' 점수가 유독 낮은 내담자, 시지각 문제일까?

K-WAIS-IV 토막짜기 점수 저하의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임상 현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행동 관찰 포인트와 구체적인 치료적 개입 전략을 제시합니다.

December 3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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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 토막짜기 점수 저하의 원인을 신경심리학적, 정서적, 실행 기능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분석합니다.

  • 검사 과정 중 나타나는 내담자의 행동 관찰과 오류 수정 방식을 통해 문제 해결 양식을 파악하는 법을 제시합니다.

  •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 현장에서 적용 가능한 구체적인 치료적 개입 전략과 효율적인 기록 방안을 공유합니다.

안녕하세요. 임상 현장에서 내담자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계신 선생님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심리검사를 진행하다 보면 유독 해석이 까다로운 프로파일을 마주하게 됩니다. 전반적인 인지 기능은 우수한데, 유독 '토막짜기(Block Design)' 소검사 점수만 평균 이하로 뚝 떨어져 있는 내담자, 혹시 만나보신 적 있으신가요? 🤔

이럴 때 우리는 흔히 "이 내담자가 시각적 자극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나?" 혹은 "공간 지각 능력이 부족한가?"라고 일차적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시지각적 결함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임상 심리 전문가로서 우리는 수치 그 이면의 역동을 읽어내야 합니다. 토막짜기는 단순히 블록을 맞추는 과제가 아니라, 내담자가 '낯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시간 압박을 견디는 태도', '좌절을 다루는 인내력'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무대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상담 장면에서 만나는 내담자들의 낮은 토막짜기 점수는 뇌 손상보다는 정서적 불안, 완벽주의, 혹은 실행 기능의 저하와 밀접하게 연관된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토막짜기 점수 저하를 둘러싼 다양한 임상적 가설을 검토하고, 이를 통해 내담자를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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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점수보다 중요한 것: '왜' 낮게 나왔는가? (핵심 원인 분석)

토막짜기는 지각 추론(PRI)의 핵심 소검사이자, 일반 지능(g)을 추정하는 데 매우 강력한 척도입니다. 따라서 이 점수의 저하는 내담자의 인지적, 정서적 상태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단순히 "공간 능력이 부족하다"라고 결론짓기 전에, 우리는 다음의 세 가지 차원을 면밀히 분석해야 합니다.

신경심리학적 관점: 시지각 및 구성 능력의 결함

가장 기본적으로는 우반구(특히 두정엽) 기능과의 연관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시각적 자극을 전체적으로 통합하고(Holistic processing), 이를 다시 구성 요소로 분해하여 재조합하는 능력에 실질적인 결함이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때는 토막짜기뿐만 아니라 '퍼즐'이나 '행렬 추론' 등 다른 시공간 과제 점수도 함께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정서적 관점: 불안과 강박의 영향

상담 장면에서 가장 흔하게 마주하는 원인입니다. 토막짜기는 시간 제한이 있는 과제입니다. 수행 불안이 높은 내담자는 타이머가 돌아가는 소리나 임상가의 펜 움직임에 과도하게 긴장하여 손떨림을 보이거나, 사고가 경직(Freezing)되는 모습을 보입니다. 또한, 강박적인 내담자는 블록의 줄을 완벽하게 맞추려다 시간을 허비하여 점수가 낮아지기도 합니다.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 관점: 계획과 전략의 부재

전두엽 기능과 관련된 문제입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예: 9개 블록 과제에서 4개씩 나누어 보기 등)을 수립하지 못하고 충동적으로 블록을 움직이는 경우입니다. 시행착오(Trial and error)가 과도하게 많거나, 자신의 오류를 모니터링하지 못하는 모습이 관찰된다면 이는 단순 시지각 문제가 아닌 실행 기능의 저하를 시사합니다.

<figure> <figcaption><strong>[표 1] 토막짜기 저수행 원인에 따른 임상적 양상 비교</strong></figcaption> <table border="1" style="border-collapse: collapse; width: 100%;"> <thead> <tr style="background-color: #f2f2f2;"> <th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구분</th> <th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시지각/신경학적 문제</th> <th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정서적 문제 (불안/우울)</th> <th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실행 기능 문제 (ADHD 등)</th> </tr> </thead> <tbody> <tr> <td style="padding: 10px; font-weight: bold;">오류 유형</td> <td style="padding: 10px;">형태 자체의 왜곡 (Gestalt 붕괴), 회전 오류</td> <td style="padding: 10px;">시간 초과, 완벽하지 않은 마무리에 대한 주저함</td> <td style="padding: 10px;">충동적 조작, 잦은 수정, 규칙 위반</td> </tr> <tr> <td style="padding: 10px; font-weight: bold;">수행 태도</td> <td style="padding: 10px;">노력하지만 방법을 모르는 모습, 당황함</td> <td style="padding: 10px;">손떨림, 잦은 한숨, "못하겠어요"라는 포기 발언</td> <td style="padding: 10px;">산만함, 과제 외적인 것에 관심, 체계 없는 접근</td> </tr> <tr> <td style="padding: 10px; font-weight: bold;">타 소검사</td> <td style="padding: 10px;">퍼즐, 행렬추론 동반 하락 가능성 높음</td> <td style="padding: 10px;">처리속도(PSI) 저하, 작업기억(WMI) 내 숫자 동반 하락</td> <td style="padding: 10px;">숫자, 순서화 등 주의력 관련 소검사 변동성 큼</td> </tr> </tbody> </table> </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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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동 관찰: 임상가의 눈이 AI보다 정확해야 하는 순간

검사 결과지(Profile)에 찍힌 숫자만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원인 중 무엇인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 임상가의 전문성이 발휘됩니다. 검사 수행 과정에서 내담자가 보여준 질적(Qualitative) 행동을 복기해야 합니다.

토막짜기 과제 수행 중 내담자의 행동을 통해 우리는 내담자의 '문제 해결 양식(Coping Style)'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려운 문항에 직면했을 때 내담자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끈기 있게 도전했나요, 아니면 회피했나요? 이는 실제 삶에서 스트레스 상황에 대처하는 방식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합니다.

  1. 미세한 운동 조정 및 신체 반응 관찰

    블록을 쥘 때 손에 땀이 많이 나거나 미세하게 떨지는 않았나요? 블록의 각을 맞추느라 과도하게 집착하는 모습은 없었나요? 이는 수행 불안과 강박 성향을 강력하게 시사합니다. 반면, 우울증이 있는 내담자는 운동 속도 자체가 현저히 느려(Psychomotor retardation) 시간 내에 과제를 완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 오류 수정 과정 (Self-Correction)

    자신이 만든 모양이 도안과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나요? 인지하고도 고치지 못하나요, 아니면 아예 인지하지 못하나요?
    - 인지하고 고치려 노력함: 동기 수준 높음, 실행 기능 양호.
    - 인지하지만 고치지 못함: 시각-운동 통합 능력의 한계 혹은 압도된 불안.
    - 인지하지 못함: 시지각적 결함 혹은 자기 모니터링 실패(전두엽 기능 저하).

  3. 언어적 호소와 비언어적 제스처

    "이거 너무 어려워요", "시간 다 됐죠?", "전 이런 거 원래 못해요"와 같은 부정적인 자기 진술(Negative Self-talk)이 빈번했나요? 이는 낮은 자존감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인지 수행을 방해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figure><figcaption><strong>[표 2] 불안 수준과 토막짜기 수행의 상관관계 (Yerkes-Dodson Law 응용)</strong></figcaption><table border="1" style="border-collapse: collapse; width: 100%;"><thead><tr style="background-color: #f2f2f2;"><th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불안 수준 (Arousal Level)</th><th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수행 효율성 (Performance)</th><th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내담자 관찰 특징</th></tr></thead><tbody><tr><td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낮음 (Low)</td><td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저조함</td><td style="padding: 10px;">동기 부족, 느린 반응, 지루함 호소</td></tr><tr><td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 font-weight: bold;">적정 (Optimal / Eustress)</td><td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 font-weight: bold;">최고조 (Peak)</td><td style="padding: 10px;">집중력 향상, 기민한 반응, 과제 몰입</td></tr><tr><td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과도함 (High / Distress)</td><td style="padding: 10px; text-align: center;">급격한 저하</td><td style="padding: 10px;">손떨림, 시야 협착(Tunnel Vision), 사고 경직, 포기</td></tr></tbody></table></fig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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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상담 장면에서의 활용 및 개입 전략

그렇다면 낮은 토막짜기 점수를 상담 목표 설정과 개입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지능검사 결과가 이렇습니다"라고 통보하는 것을 넘어, 치료적 통찰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 불안 다루기 및 이완 훈련 도입

만약 수행 불안이 낮은 점수의 주원인으로 파악되었다면, 상담의 초기 목표는 '평가 상황에서의 불안 감소'가 되어야 합니다. 내담자에게 "검사 때 시간이 가는 것에 대해 많이 긴장하신 것 같아요. 평소 직장이나 학교에서도 마감 시간이 다가오면 비슷한 기분을 느끼시나요?"라고 물어보세요. 이는 내담자가 자신의 불안 패턴을 인식(Insight)하게 하는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점진적 근육 이완법이나 호흡 훈련을 통해 신체적 긴장을 낮추는 것이 인지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됨을 교육할 수 있습니다.

2. '과정 중심'의 피드백 제공

결과 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내담자(강박, 완벽주의)에게는 토막짜기 수행 과정을 피드백해 주는 것이 치료적입니다. "블록을 완벽하게 맞추지 못했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시도했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와 같이 결과가 아닌 태도와 과정을 칭찬하고 지지해 주세요. 이는 내담자가 자신의 가치를 성취 여부와 분리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3. 인지 재활적 접근 (Cognitive Remediation)

실제 시공간 처리 능력이나 실행 기능에 어려움이 있는 내담자라면, 복잡한 과제를 작은 단위로 쪼개어 처리하는 전략(Chunking)을 연습하도록 돕습니다. "한 번에 전체를 보려 하지 말고, 네 조각 중 왼쪽 위부터 하나씩 맞춰볼까요?"와 같은 구체적인 가이드는 상담 밖의 생활 과제를 수행할 때도 유용한 전략이 됩니다.

4. 정확한 기록이 정확한 진단을 만듭니다

심리검사, 특히 지능검사는 내담자와 임상가가 1:1로 상호작용하는 역동적인 과정입니다. 내담자가 블록을 맞추며 중얼거렸던 말 한마디("아, 망했다", "왜 안 맞지?"), 찡그린 표정, 한숨 소리, 블록을 집어 던지듯 내려놓는 행동 등은 점수보다 더 중요한 임상적 데이터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사를 진행하면서 채점하랴, 초시계 보랴, 내담자 관찰하랴, 이 모든 '질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기록하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검사 후 기억에 의존해 작성한 보고서는 디테일이 떨어질 수밖에 없죠. 바로 이 지점에서 기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최근 상담 및 임상 현장에서는 AI 기반의 녹음 및 축어록 서비스가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검사 상황에서의 대화 내용을 AI가 자동으로 텍스트화해주면, 임상가는 기록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 온전히 내담자의 비언어적 행동과 수행 과정을 관찰하는 데 집중할 수 있습니다.

  • 정확한 발화 기록: 내담자가 문제 해결 과정에서 보인 혼잣말(Self-talk)을 놓치지 않고 분석하여 사고 과정을 추적할 수 있습니다.
  • 관찰의 질 향상: 필기 시간을 줄임으로써 내담자의 손떨림, 시선 처리, 미세 표정 변화 등 비언어적 단서를 포착할 여유가 생깁니다.
  • 수퍼비전 자료 활용: 객관적인 축어록 데이터는 수퍼비전 시 내담자의 반응을 정확히 전달하여 더 명확한 지도 감독을 받는 데 기여합니다.

토막짜기 점수 뒤에 숨겨진 내담자의 마음, 이제는 놓치지 말고 더 깊이 이해해 보세요. 임상가의 예리한 관찰력과 효율적인 도구의 만남이 내담자에게 최적의 치료적 경험을 선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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