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itor's Note
- 마틴 셀리그만의 PERMA 모델을 통해 증상 완화를 넘어 내담자의 삶을 '번영'시키는 긍정 심리학적 접근법을 제시합니다.
- 긍정 정서, 몰입, 관계, 의미, 성취라는 5가지 핵심 요소를 임상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전 상담 전략을 소개합니다.
- 상담 기록의 부담을 줄이고 내담자의 변화를 정교하게 포착하기 위한 AI 기술 활용법과 그 임상적 가치를 제안합니다.
안녕하세요, 임상 심리 전문가 및 동료 상담사 여러분. 오늘도 내담자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고 계신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지지를 보냅니다. 🌱
우리는 상담 현장에서 종종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우울증 척도 점수가 낮아지고, 불안 발작의 빈도가 줄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선생님, 이제 덜 힘든 건 알겠는데... 여전히 사는 게 즐겁지는 않아요. 공허해요."라고 호소하는 내담자들을 마주할 때입니다. 이는 상담의 목표가 단순히 '마이너스(-)' 상태를 '0'으로 돌려놓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내담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고통의 부재가 아닌, '플러스(+)'의 삶, 즉 '번영(Flourishing)'일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우리는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의 긍정 심리학과 그의 핵심 이론인 PERMA 모델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라는 식의 얄팍한 조언이 아닙니다. 내담자의 삶을 구성하는 행복의 5가지 핵심 기둥을 임상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강화하여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과학적인 접근법입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PERMA 모델을 실제 상담 장면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복잡한 내담자의 서사 속에서 행복의 단서를 어떻게 포착하고 기록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보겠습니다.
1. 임상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PERMA 모델: 단순한 행복 그 이상
전통적인 심리치료가 병리(Pathology)와 결핍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긍정 심리학은 내담자의 강점과 잠재력에 집중합니다. 셀리그만이 제안한 PERMA 모델은 행복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측정하고 개입 가능한 5가지 구체적인 요소로 정의합니다. 상담사는 내담자의 호소 문제 속에서 이 5가지 요소가 어떻게 결핍되어 있는지, 혹은 어떤 자원이 잠재되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임상 현장에서 기존의 전통적 심리치료 접근과 긍정 심리학적 접근이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어떻게 상호보완될 수 있는지 아래 표를 통해 비교해 보았습니다.
이 두 가지 접근은 배타적이지 않습니다. 급성기 증상을 다룰 때는 전통적 접근이 필수적이지만, 증상이 어느 정도 완화된 후 재발을 방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PERMA 모델을 활용한 개입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2. 내담자의 행복을 증진시키는 5가지 실전 상담 전략
그렇다면 상담실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할까요? PERMA의 각 요소를 활용하여 내담자의 웰빙을 증진시키는 실질적인 전략 3가지를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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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ositive Emotion) & E (Engagement): '감사 일기'와 '대표 강점'의 임상적 활용
단순히 기분 좋은 상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긍정 정서를 스스로 생성할 수 있다는 '효능감'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3가지 감사한 일 찾기(Three Good Things)'는 뇌가 부정적인 편향(Negative Bias)에서 벗어나 긍정적인 자극을 스캔하도록 훈련시킵니다. 또한, 내담자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집중했던 경험(Flow)을 탐색하여 그들의 '대표 강점(Signature Strengths)'을 찾아내고, 이를 일상에서 의도적으로 활용하도록 과제를 부여하는 것은 우울감 감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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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 (Relationships):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반응(ACR) 훈련
관계의 질은 행복의 가장 강력한 예측 인자입니다. 많은 내담자가 관계 갈등으로 고통받습니다. 상담 장면에서 롤플레잉을 통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반응(Active Constructive Responding)'을 연습해보세요. 상대방의 좋은 소식에 대해 진심으로 기뻐하고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며 반응하는 이 기법은 부부 상담이나 가족 상담뿐만 아니라,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 내담자에게도 매우 효과적인 사회적 기술 훈련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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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 (Meaning) & A (Accomplishment): 가치 기반 행동과 과정 지향적 목표 설정
내담자가 공허함을 느낄 때는 삶의 '의미'가 부재한 경우가 많습니다. 내담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Value)가 무엇인지 탐색하고, 그 가치와 연결된 소소하지만 확실한 성취(Accomplishment)를 경험하게 해야 합니다. 이때 성취는 거창한 결과가 아닌,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상담사는 내담자가 세운 목표가 타인의 기대가 아닌 자신의 내적 가치와 일치하는지(Self-concordant goals)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3. 상담 기록과 분석의 혁신: AI 기술을 통한 PERMA 요소 포착
PERMA 모델을 적용할 때 상담사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는 '복잡성'입니다. 내담자의 이야기 속에서 긍정 정서(P), 몰입(E), 관계(R), 의미(M), 성취(A)의 단서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구조화하는 것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합니다. 상담사가 필기에 집중하느라 내담자의 미묘한 표정 변화나 '의미(Meaning)'가 담긴 중요한 문장을 놓친다면, 이는 치료적 기회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 축어록 및 분석 서비스의 임상적 활용
최근 상담 트렌드에서 주목받는 AI 기반 상담 기록 및 축어록 서비스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녹취를 넘어 임상적 통찰을 제공합니다.
- 핵심 주제 자동 분류: AI는 방대한 대화 내용 중 내담자가 어떤 영역(예: 관계 갈등 vs. 성취 압박)에 대해 가장 많이 이야기했는지 시각화하여 보여줍니다. 상담사는 이를 통해 "이번 회기에는 '관계(R)' 이슈가 지배적이었지만, '성취(A)'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구나"와 같은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정서 흐름 파악: 내담자의 목소리 톤과 단어 선택을 분석하여, 상담 초반의 불안이 후반부에 어떤 정서로 변화했는지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공합니다. 이는 상담 개입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됩니다.
- 상담 본연에 집중: 무엇보다 기록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음으로써, 상담사는 내담자의 눈을 바라보고 '지금-여기'의 상호작용에 온전히 몰입(Engagement)할 수 있습니다. 상담사 자신이 몰입할 때, 내담자 역시 최고의 치료적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마치며: 내담자의 '플로리싱(Flourishing)'을 돕는 여정
긍정 심리학의 PERMA 모델은 내담자를 단순히 '고장 난 존재'가 아닌 '성장하는 존재'로 바라보게 하는 강력한 프레임워크입니다. 증상을 없애는 것을 넘어, 내담자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 상담사들이 추구하는 진정한 치유일 것입니다.
다음 상담 세션에서는 내담자에게 "지난주에 가장 힘들었던 일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 대신, "지난주에 당신을 조금이라도 미소 짓게 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라고 물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작은 질문의 변화가 내담자의 삶을 긍정의 궤도로 옮기는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섬세한 변화들을 놓치지 않고 기록하기 위해 AI 상담 노트 서비스와 같은 최신 기술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기술은 우리의 업무를 덜어주고, 우리는 그 시간만큼 내담자에게 더 깊은 공감과 통찰을 선물할 수 있을 테니까요. 선생님들의 상담 여정에 늘 평안과 성장이 함께하기를 응원합니다. ✨




